230조 부동산PF 폭탄 해체냐 폭발이냐...'초긴장'

그동안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돼 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다음 달부터, 230조 원 규모의 부동산 PF 사업장들을, 가능성이 있는 곳과 없는 곳으로 나누고, 네단계로 평가하기로 했습니다. 가능성이 있는 곳에는, 은행과 보험사가 함께, 최대 5조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김보미 기자입니다. 이번 '부동산PF 정상화' 방안은 투트랙으로 진행됩니다. 사업성 평가를 강화해 부실 사업장은 경공매로 솎아내고,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을 겪는 우량 사업장에는 추가 보증을 통해 숨통을 틔워주는 방식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우선 △본PF 중심의 평가기준을 브릿지론과 본PF로 구분하고 △사업성 평가등급도 기존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합니다. 이후 부실 사업장에 대해서는 자율매각이나 경공매 등을 통해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계획입니다. 대출만기 연장 기준을 대주단의 2/3에서 3/4으로 강화해 부실 사업장이 무분별하게 생명을 연장하지 않도록 문턱을 높였고, 6개월 이상 연체되고 있는 PF채권에 대해서는 3개월 이내에 경공매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또 경공매 시 필요한 매입자금은 은행·보험업권이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지원합니다. [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은행·보험, 금융회사들이 스스로 공동대출, 즉 신디케이트론을 우선 1조 원, 최대 5조 원 조성하여 PF 사업장의 재구조화와 정리에 마중물 역할을 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경공매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매수자에게 유동성을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동시에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량 사업장에는 보증 확대를 통한 자금 지원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공사비가 늘어난 부분에 대해서 보증 공급이 현재 안 됩니다. 한 번 보증 나가면 끝인데 공사비가 늘면 추가 대출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일반적인 사업장에도 추가 공사비가 들면 본 PF 단계에서 추가 보증을 하도록 그렇게 했습니다. ] 이외에도 HUG와 주택금융공사의 보증 규모를 당초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늘리고, 비주택PF 사업장에 대한 4조원 규모 보증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방안 등이 담겼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년 사이에 두 배 넘게 급등한 상황. 이번 당국의 대책으로, 사업장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수 있을 지에 시장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경제부 이민재 기자 나왔습니다. 이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봤는데, 이번 부동산 PF 대책의 핵심, 어떻게 요약할 수 있겠습니까? 핵심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 속도를 '조금 더 빠르게' 하겠다는 겁니다. 부실 사업장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옥석을 가리고 정상 사업장이 살아나면 건설 경기 위축을 막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는 분석입니다. 실적 악화 등 다소 충격은 있겠지만 '5월 위기설' 등과 같은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 겁니다. 그런데 정부가 부동산 PF 관련 대책을 내놓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오늘 내놓은 대책의 정식 명칭이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인데, 이 기자, 실제로 질서있는 연착륙이 가능하겠습니까? 지난 2022년부터 PF에 대한 방안이 마련됐지만 실효성은 미미했습니다. 고금리, 고물가 상황이 길어져 사태가 악화됨에도 손해 보기 싫은 금융사와 낙관적인 기대감이 컸던 건설사 등 간에 견해 차로 가격 조율이 쉽지 않았습니다. 당국은 정리 속도를 높여 2~3년 이내에 금융사 연체율을 낮추는 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겠단 계획입니다. 다만, 몇 가지 문제는 있습니다. 앞서 언급된 가격에 대한 생각 차가 또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물량이 쏟아지면 저축은행, 여전사, 상호금융 등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능성이 있는 PF 사업장들은 은행과 보험사들이 함께 자금을 지원해주기로 했는데, 금융사들한테 떠안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 기자, 이렇게 되면 금융회사들, 충당금 더 쌓아야하는 것 아닙니까? 현재 금융업권 충당금 적립 총액은 100조원 수준입니다. 향후 달라지는 사업장 평가로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지면 충당금이 더 필요하지만 당국은 그 규모가 크지 않다며 문제가 없단 입장입니다. 다만, 현장의 분위기는 이와 차이가 좀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당분간은 좋아지기 어려워 충당금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단 분석이 나옵니다. 캐피털사의 경우, 부실채권이 지난해 말 기준 1년 만에 50% 이상 급증한데 비해, 충당금 증가 속도는 그에 미치지 못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큰 증권사도 불안감이 큽니다. 박승완 기자 리포트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정부가 파악한 전체 부동산 PF 규모는 230조 원. 이 가운데 경·공매로 넘어가는 경우는 많아야 3% 수준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기준 금리 인하에 더해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된다면 부실 사업장이 늘어날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최악의 상황은 넘겼지만 증권을 비롯한 2금융권이 PF 사업장 '무더기 정리' 공포가 남은 이유입니다. 더구나 해외 부동산 역시 골칫거리인 금융투자업계로서는 추가 충당금 적립이 앞으로 실적개선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사 중에서도 DB나 다올, BNK투자증권과 같이 고위험 부동산 PF 자산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의 부담이 클 것이란 분석입니다. 실제로 이번 대책으로 증권사들의 추가 손실은 최소 3조 1천억에서 최대 4조 원, 더 쌓아야 할 충당금 규모는 최대 1조 9천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 이예리 /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 : 대형사와 중소형사 PF 질적 구성이 초대형사 대비 상대적으로 열위하기 때문에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추가 PF 손실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고, 관련 수익성 하방 압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 금융감독원은 사업장 재평가가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느슨하게 이뤄지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입니다. 금융권이 100조 원가량의 충당금을 이미 쌓아둔 만큼 충격은 크지 않을 거라는 판단입니다. [ 박상원 /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 중소금융업권은 브릿지론과 토지담보대출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이번 평가 기준 개선에 따른 부담이 있을 수 있으나, 그간 PF 부실에 대비하여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을 하여 저희는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 정부가 원하는 건 '연착륙'인데, 구조조정은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입니다. 다소 상충하는 부분입니다. 이 기자, 정부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온만큼, 시장에서는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당국은 PF 사업성 평가 규모가 230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새마을금고 등이 포함돼 더욱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중 90~95% 정도가 정상이라 평가했습니다. 나머지 2~3% 정도, 7조원 가량이 경·공매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규모도 적은 수치가 아닙니다. 그런데 해당 수치가 금융사 자율에 맡긴 평가로 나온 결과란 점에서 제대로 된 현실 반영이 안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건설업계에서는 구조조정 공포가 팽배합니다. 정부는 위기설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일축했습니다. 이번에 나온 부동산 PF 대책이 과연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을 지, 양현주 기자가 부동산 전문가 4명에게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 대책의 방향성 자체에는 동의하면서도 실효성에는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정부가 분류한 PF 부실 사업장 규모는 23조 원에 달하는데, 단기간에 쏟아질 경우 큰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섭니다. 때문에 PF 사업장에 대한 평가 기준을 보다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 이윤홍 /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 은행에서 손실을 보면서 단기간에 많은 (매물이) 시장이 나왔을 때 정상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해결책은 사실상 없다고 보고요…우량 건설사가 보증을 섰으면 대출금 상환의 위험은 또 낮거든요. 그런 사업장은 분류를 해서 정상으로 분류해 주면 좋지 않을까. ] 건설업계는 정부가 사업성 검증 기준과 추가 공사비 보증 등을 제시했지만 실무적으로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지난 대책에도 포함됐던 공사비 추가 보증이 현장에서 이뤄진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부실 사업장이 경공매로 넘어가더라도 단기간에 정상화 과정을 밟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 이은형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토지를 팔려는 입장에서는 금액을 높게 요구할 수밖에 없고 매입을 하는 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춰서 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이번에 발표된 평가 기준 같은 것들은 법령으로 강제하는 게 아니라 가격이견에 대한 내용들이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이번 정부안이 사후 대책에 국한된 만큼 사전 대책을 마련해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미분양 정책을 통해 건설업계 스스로 PF부실을 떨쳐낼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겁니다. [ 권대중 / 서강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 분양이 돼야 PF 이자와 원금을 갚을 수 있는데 이게 막혀 있는 거거든요…선제적으로 정부가 대책을 내놨어야 한다고 봐요. 그러고 난 다음 안됐을 때 부실기업 정리가 필요하지 않나. ] 근본적으로 부실 PF 뇌관을 없애기 위해 시행사의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는 안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적지 않습니다. [ 서진형 / :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부동산 PF 사업을 하는 시행자에게 자기 자본의 투입 비율을 높임으로 인해서 사업의 리스크를 평균적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근본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만 PF 건설 시장의 안정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보입니다. ] 한국경제TV 양현주입니다. 연착륙도 중요하지만, 이번 기회에, 우리 부동산 PF 대출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또 이번 대책이, 앞으로 변화할 부동산 경기나 대내외 환경에 따라 흔들릴 가능성도 남아있지 않습니까? 이번 방안에 따른 여파는 감내 가능 수준이라는 게 당국의 진단입니다. 하지만 낙관적으로만 보긴 어렵습니다. 글로벌 불확실성 등으로 또 다른 충격이 올 수도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 전망도 좋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식' PF 투자 관행을 바꾸는 게 필요합니다. 금융위는 이런 점을 고려해 기재부, 국토부 등과 중장기적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제부 이민재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영상취재 이성근 김성오 김재원 김영석 영상편집 권슬기 노수경 김나래 CG 김준 이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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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없다던 '0월 위기설'…이번엔 끝날까

올해 들어 매달 건설업계 위기설이 반복됐지만 정부는 근거가 없다며 일축했습니다. 이번에 나온 부동산 PF 대책이 과연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을지, 부동산 전문가 4명에게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양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 대책의 방향성 자체에는 동의하면서도 실효성에는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정부가 분류한 PF 부실 사업장 규모는 23조 원에 달하는데, 단기간에 쏟아질 경우 큰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섭니다. 때문에 PF 사업장에 대한 평가 기준을 보다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윤홍 /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 은행에서 손실을 보면서 단기간에 많은 (매물이) 시장이 나왔을 때 정상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해결책은 사실상 없다고 보고요…우량 건설사가 보증을 섰으면 대출금 상환의 위험은 또 낮거든요. 그런 사업장은 분류를 해서 정상으로 분류해 주면 좋지 않을까.] 건설업계는 정부가 사업성 검증 기준과 추가 공사비 보증 등을 제시했지만 실무적으로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지난 대책에도 포함됐던 공사비 추가 보증이 현장에서 이뤄진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부실 사업장이 경공매로 넘어가더라도 단기간에 정상화 과정을 밟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은형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토지를 팔려는 입장에서는 금액을 높게 요구할 수밖에 없고 매입을 하는 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춰서 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이번에 발표된 평가 기준 같은 것들은 법령으로 강제하는 게 아니라 가격이견에 대한 내용들이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정부안이 사후 대책에 국한된 만큼 사전 대책을 마련해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미분양 정책을 통해 건설업계 스스로 PF부실을 떨쳐낼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겁니다. [권대중 / 서강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 분양이 돼야 PF 이자와 원금을 갚을 수 있는데 이게 막혀 있는 거거든요…선제적으로 정부가 대책을 내놨어야 한다고 봐요. 그러고 난 다음 안됐을 때 부실기업 정리가 필요하지 않나.] 근본적으로 부실 PF 뇌관을 없애기 위해 시행사의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는 안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적지 않습니다. [서진형 /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부동산 PF 사업을 하는 시행자에게 자기 자본의 투입 비율을 높임으로 인해서 사업의 리스크를 평균적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근본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만 PF 건설 시장의 안정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양현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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